‘행사 참여시 복장코드는 바틱이나 Natal 패션으로 해주세요’ 라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역시 ‘문화연구원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닌가? 어떤 집단의 구성원이 지닌 사유, 정보교환, 행동, 생활 등 그 집단에서 습득하여 계승해 온 총체적인 양식임과 동시에 습득된 행동과 행동의 여러 결과와의 종합체 말이다. 특히 ‘옷’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자 동시에 추위와 더위를 조절하면서 외부로부터의 장애를 막아 신체를 보호하는 실용성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우리가 그냥 입는 것 같은 ‘옷’의 의미가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요컨대 ‘옷’은 나의 ‘얼굴’이자 그 문화의 ‘얼굴’ 인 것이다. 때문에 어느 낯선 곳에 가든지 그들과 가장 빨리 친해지는 방법 역시 이 ‘옷’의 역할이다.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바틱’을 입는다는 것은 이 나라의 문화를 ‘존중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이들과 ‘하나됨’을 의미하는 뜻이라 해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한인 행사임에도 ‘바틱복장’이라니...이러니 역시 ‘문화연구원답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한껏 있는 바틱을 차려입고 지인들께도 부탁을 한 뒤 시상식 참여를 위해 약속된 장소로 향했다. 아무리 인도네시아가 알면 알수록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라지만, 이제야 이렇게 가까이에 좋은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참으로 고풍스럽고 여러 모임을 진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었다. 그 후로 행사 중간 중간의 첨가제 역할을 해 주었던 ‘앙끌룽 연주’ 역시 훌륭했다. 상장과 함께 받은 부상 역시 포장에서부터 내용물까지 작은 것 하나라도 그냥 놓치지 않으려 한 주최측의 노력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한 인니 문화연구원’의 이름에 걸맞는 시상식 무대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인들께서 축하를 위해 꽃을 사가지고 오셨는데 그 꽃 전달식이 없어 아쉬웠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수상자 모두 가족들이 오셨을 것인데, 상 전달식 후에 간단하게나마 꽃 전달식까지 있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어찌 수상하는 기쁨에 비교하겠는가. 수상시간 내내 기쁜 마음에 같이 오신 분들까지 모두 즐겁게 보냈던 시간이었다. 자주 인도네시아 행사에 참여하는 분들이 아닌 이상 바틱을 입을 기회가 없으셨던 분들도 계셨을 것인데, 그 분들께는 다시없는 문화체험의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좀 더 일찍 한 인니 문화연구원을 알았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코이카 2년 단원생활을 정리하고 곧 한국으로 간다. 다시없는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신 주최측에 무한 감사 말씀 드린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