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인터넷 공모전 시상식 후기
이효은(대사상수상자)
본 시상식이 지난 12월 4일 화요일에 끄망의 한 전통 레스토랑(PendopoKemang)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시상식 전후로 바틱체험 행사와 저녁식사 뷔페, 그리고 각종 축하공연을 배치하여 시간가는 줄을 몰랐고, 비록 크리스마스는 여러날이 남았지만, 그 전야제로서의 역할을 갖기에도 충분할 만큼 흥이돋는 자리였습니다.
현장 입구에서 참석자 등록을 하면, 인당 1개씩 하얀 바틱 손수건과 수상자 글이 담긴 책자를 나눠줬습니다. 손수건의 기본 틀을 미리 밀납해둔 하얀 바틱 손수건을 들고 건물 뒷마당으로 가니,
숙련된 전문 스태프가 크리스마스 문양을 납에 적셔 손수건에 찍어줍니다. 손글씨를적어넣고 싶으면 또다른 직원에게 요청하면 손으로 직접 넣어줬습니다. 운좋게도 이날 시상식과 결혼기념일이 겹쳤던 저는 바틱 손수건에 신랑/신부 문양을 넣고 'Selamatharipernikahan ke-2'라고 적었습니다. 양잿물에 빨고나니 빨갛고 청초록한 색깔이 되어 성탄절 분위기를 물씬 냈습니다. 내 손수건을 재료로 하여 바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것은 꽤 재밌는볼거리였습니다.
5시 30분부터 1시간동안 저녁뷔페가 시작되었습니다. 밥과 디저트를 포함하여, 가짓수는 대략 10가지 정도였는데음식 하나 하나가 꽤 맛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이곳 저곳을 여행하면서 현지식 뷔페를 몇 차례 먹어봤었는데, 그중 이날뷔페가 가장 맛있었습니다.(내년에 오실분들~ 볶음밥 강추입니다 ^^) 아마도 오늘을 위해 우리 입맛에 맞춰 개량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 레스토랑의 음식이 원래도 이런 '먹을만한' 맛이라면, 다음에 꼭 다시 들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준비된 음식이 충분히 많지않아, 뒤늦게 줄서있던 제 지인은 반찬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지인은 4시전에 와서 이곳에 준비되어 있던 김밥, 떡 등의 핑거푸드를 실컷 먹어둔 덕에 허기는 채웠다고 합니다.
어느덧 저녁 6시 30분.
우리나라의 실로폰 소리와 흡사한 '앙끌룽'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대나무만으로 소리를 다채롭게 낼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아름다운 공연을 해주신 정윤희 님 외 대여섯분의악단분들,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히 유명한 디자이너이자 음악가인 Harry Darsono 씨와 소프라노 DewiHerlyana 씨가 초청되어멋진 축사와 함께 축하공연을 해주셨습니다.
Harry Darsono씨는 패션, 바틱, 가구 등에서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쌓았고, 자카르타에 그의 박물관도 세워져 있습니다.
이후로 시상식 및 행사를 주최하신 한인니문화원의사공경 원장님의 인사말이 이어졌고, 장려상부터 우수상까지 순서대로 상을 시상했습니다. 훌륭한 글을 쓰셨던 수상자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상을 타는 장면에서 재밌있었던 것은, 제각각 다른 부상의 크기였습니다. 즉, 장려상보다는 우수상이 박스가 컸습니다. 아, 그러나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내용물은 저도 모릅니다.^^ 사실 너무 궁금했지만.
몇차례의 축하공연 후 드디어 본 행사의 하이라이트, 대상이 시상되었습니다. 저는 그때의 솔직한 심정을 담아 수상소감으로'만세'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대상에게 주어지는 부상은 기대이상으로 아주 값진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밝히진 못하지만..그러니 부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 공모전 때 꼭 도전해보세요.(^^)
수상자 전원 기념촬영이 끝난 후 오늘 행사의 화룡점정! 세계무형문화유산 '사만춤'이 시작되었습니다. 족자의라마야난 발레나 발리의 케짝댄스 같은 걸 생각하신다면, '땡!'입니다. 13여명의 건장한 청년들이전통복장을 하고 앉아서 빠른 비트로 춤을 춥니다. 자기 가슴을 심하게 두들겨대며 추는 부분이 있는데,가슴아프겠다 싶은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그만큼 가슴근육도 키웠겠거니 하며 다른(?)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백문이불여일견! 이 춤 하나만으로도 이날 행사는 충분히 값어치가 있습니다. 저는 벌써부터 내년 공연이 기대됩니다.
마지막 순서로는 앙끌릉을 배워보는 시간을 20분 갖고 1부를 마감하였습니다. 이후로는 이 곳에 온 분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는데 아쉽게도 저는 일을 하러 귀가해야만 했습니다.그날 경험한 다양한 인도네시아 전통공연들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자주 떠오릅니다.
사실 이날 행사가 이렇게 유익한 줄 미리 알았더라면, 더 많은 친구들을 초대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인사회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인터넷 공모전에 보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라며, 이와는 별개로 내년 시상식 행사에 오셔서 마음껏 흥에 취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한*인니연구원여러분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