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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0-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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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인터넷 공모전 장려상, 내 친구 인도네시아 - 정윤희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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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려 상

내 친구 인도네시아

정윤희

나는 결혼 전 무역 회사에 다녔다. 대부분의 거래는 인도네시아였고, 자연스레 많은 것을 접하게 되었다. 27살에 한국에서 결혼을 하고 이틀 만에 인도네시아에서 제 2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부품 꿈과 희망을 품고 시작한 이곳의 생활은 일주일 만에 내게 창살 없는 감옥이라는 것을 깨달게 했고, 6개월 만에 7권의 인도네시아어 책을 타파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나는 거침없는 자신감으로 가정부 ,기사, 일꾼 등 여러 인도네시아인과의 대화에 조금씩 말이 늘어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얼토당토않은 말들이었던 것 같다. 문장의 어순, 단어, 모든 것이 틀린 것이었는데 그땐 그것도 모른 채 그저 외국에서 현지사람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다는 내 자신에 대한 대견함과 성취감, 그리고 새로운 경험에 흥미로웠다.

그렇게 팔 년 이라는 세월이 흘러 아이 셋을 가진 엄마가 되었고, 첫째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게 되었다. 국제학교에 소속된 유치원인데 모든 게 첫 경험인 나와 아이에게 두려움 반, 기대감 반으로 시작되었다.

여기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아들은 현지 말을 잘하였고, (물론 한국말은 더 잘한다) 학교생활에 어려움 없이 현지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면서 엄마인 나도 또한 아들의 친구 엄마들을 사귀게 되었다.

이곳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잘 다가오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난 항상 사탕이나 껌 등을 가지고 다니다가, 반갑게 인사를 하며 사탕을 하나 건넨다. 그러면 그들은 나보다 더 반갑게 인사를 받으며 즐거운 대화가 시작된다. “어디서 왔느냐, 여기 온지는 얼마나 되었느냐 , 남편은 무슨 일을 하느냐, 말은 어디서 배웠느냐”는 등 늘 같은 질문이지만 웃으며 대답한다. 내가 이국적으로 생겼는지 “중국 사람이냐, 일본 사람이냐, 말레시아 사람이냐”란 질문도 많이 받는다. 그럴 때면 난 “오랑 꼬레아(한국사람)”라고 한다.

이들은 참 친절하다. 내가 하나를 물으면 두 가지를 대답해주고 뭔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한다. 또한 대화중에 모르는 말이 있으면 그때마다 물어 적어놓는다. 하나씩 말이 늘어갈수록 나의 의사소통이 더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그들도 이런 나를 도와주려 더 자세히 예도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지금 나는 이곳 인도네시아에 친한 친구들이 조금 있다. 그들은 내게 뭔가를 열심히 가르쳐 주고 싶어 한다. 이곳에는 어떤 종류의 음식이 있는지, 어디가 맛있는 곳인지,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문제들이 생길 때 해결책 등등 아주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나이가 들고 누군가의 엄마로 불리 우면서 자신의 생일조차 잊혀가는 중에 현지 친구들과 서로의 생일이 되면 선물을 주고받고, 점심식사를 같이한다.

그럴 땐 내가 한국인이라 한국식당에서 자주 대접을 한다. 내가 지켜본 바론 현지인들은 김치를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하는 것 같다.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한국 음식을 다 좋아한다. 반대인 경우는 온 세계인이 좋아하는 불고기, 그리고 떡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인도네시아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차 막히는 거리에서 따후고렝(두부튀김)을 오백원주고 사먹은 후 배탈이 나서 병원비 오십만 원을 낸 적이 있다. 길거리 음식은 먹지 말아야겠다는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 나는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재미가 있다. ‘이건 무슨 맛일까, 저건 무엇으로 만든 것 일까’하는 이런 궁금함에 꼭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다.

친구들은 그런 날 보면서 흥미로워 하고 이것저것 먹어보라 권한다. 인도네시아 음식에는 자베라위(고추)가 들어가는 것이 많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지만 나도 싫어하는 게 있다. 바로 산딴이라는 코코넛 가루인데 이곳 사람들은 그것을 국이나, 죽 같은 음식에 섞어 먹는다. 그리고 비릿한 냄새가 나는 염소꼬치구이다. 염소고기에 익숙하지 않은 내게 먹기 힘든 음식이다.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현지 친구들과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사랍반(아침)을 같이 먹는데, 현지 식당에서 이것저것 먹어보며 무료로 인도네시아 음식공부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미안하다며 사랍반을 먹을 수 없다고 한다. 바로 뿌아사가 시작된 것 이다.

인도네시아의 제일 큰 명절은 르바란이다. 라마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민족명절 추석 같은 것이다. 현지인들은 르바란 한 달 전부터 해가 떠 있는 시간(새벽 3부터 오후6시까지)에는 금식을 하는데 이것이 바로 뿌아사이다. 음식은 물론이고, 물, 사탕, 껌, 심지어 담배까지 모든 것을 금하는 것이다.

친구들 중엔 기독교인도 있고, 불교인도 있고, 이슬람도 있다. 뿌아사 기간 중 식사모임을 할 때, 이슬람 친구들은 금식중인데도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물 한 모금조차 마시지 못한다. 아니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쓰러운 마음에 물 한 모금 정도 마시는 건 어떤지, 그냥 입헹굼 정도는 어떤지 권해보면 그들은 정중하게 거절한다.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이 음식을 먹고 마시는 장면을 보면서도 참을 수 있는 그 인내심이 참으로 대단하다. 이것이 이슬람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 중에 하나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루는 친구와 같이 차를 타고 슈퍼를 가다가 경치 좋은 장소를 추천해 달라는 내 말에 뿐짝 어느 호텔을 가르쳐주었다. 그 호텔 전화번호를 알고 싶으면 114에 전화해서 문의하라고 했다. 이 나라에도 전화번호안내가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고, 슈퍼 포인트 카드의 포인트는 바우쳐(가격 할인 쿠폰)로 바꿀 수 있다는 것도 들었다. 이처럼 내가 모르는 여러 정보를 이곳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알게 되었다.

현지인 학부모들과 친해지기 전엔 사실 교류하는 이곳 사람이라곤 가정부, 기사, 유모 등 집안일 해주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곳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런 이들 중에는 거짓말, 도둑질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일 많이 하는 거짓말은 ‘차가 막혔다. 전화의 뿔사(전화 카드)가 없다. 비가 많이 왔다. 누가 아프다’ 뭐 이런 것들이다. 그중에서 제일 듣고 싶지 않은 말은 꾸랑따우(모른다)이다. 어떨 땐 무슨 물건을 가져다 달라고 하면 꾸랑따우. 언제 어디서 봤느냐 해도 꾸랑따우.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그냥 일관되게 꾸랑따우만 되풀이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그런 이들이 아닌 이곳 뇨냐(주부)들은 다르다. 우리 한국의 평범한 아줌마와 다를 것이 없다. 가끔은 우리 보다 더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있다.

경제적으로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식모나 유모, 기사 없이 아이 셋을 키우는 사람도 있고, 한국 엄마들 치맛바람처럼 학부모들 동원해서 학교 교장 선생님과 대면, 문제점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도 있고, 남편 뒷바라지 하고 아이들 돌보고 다를 바가 없다. 조금 다른 것은 약속시간에 대한 개념 정도이다.

더운 열대 지방 사람들은 조금 게으르단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날씨가 덥다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쉽게 지쳐서 적은 활동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말을 전에 어딘가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약속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점심약속을 오후 12시에 했다면 거의 대부분이 12시 30분쯤에 도착하고 미안하단 말도 안한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약속시간 전에 도착한다. 고로 나는 기본 30분쯤은 늘 기다리게 되었고 처음엔 그게 많이 화가 났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인 것 같고, 약속은 곧 신용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허나 그것은 나의 고정관념이라 생각하고 이 나라 사람들은 보통, 말 그대로 그냥 일상적인 관례 같은 것이다. 말을 안 해도 12시에 약속하면 12시 반에 모인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그 후 나는 그것을 감안해 조금 늦게 나가보려 했지만 잘 되지가 않아서 약속한 시간에 도착해 뭔가 다른 일을 하면서 그 자리에서 삼십분을 기다린다. 그러다 보니 내 현지 친구들에게 나는 정확한 약속시간에 오는 성실하고 정직한 한국인으로 인식이 되었다.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기쁘다. 왜냐하면, 친구들이 이제 약속한 시간에 오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스피드시대이다. 모든 것이 빨리빨리 제 시간에 재깍재깍 돌아가야 하는 바쁜 나라. 그러나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아서 이곳처럼 여유 있는 생활도 조금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이곳 인도네시아 생활이 좋다. 인도네시아 음식도 맛있고, 문화, 사람들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다. 내가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게 해준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살고 있더라도 그 나라와, 사람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즐기고 배운다면, 내 자신의 삶 또한 즐겁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울 것 같다. 두려워말고 도전하자. 도전하는 삶이 가치 있다.

------------------------------------ 수상소감

하늘도 무심하지 않으신가 봅니다. 나는 무엇인가라는 망상에 빠져 있을 때 이렇게 저를 격려하는 뜻으로 장려상을 주시니 말입니다. 이 상을 받게 해주신 관계자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이 셋을 낳아 키우다보니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나는 지금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걸까하는 의문들이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나 자신의 계발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후, 초보자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쳤습니다. 또 뭘 해야 할까 망설이던 차에 신문에서 인터넷공모전 광고를 보고 공모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뜻하지 않게 상을 주시니 하늘도 무심하지 않으신가 봅니다.

이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인도네시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도 인도네시아를 더욱더 많이 알아가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전에는 몰랐던 한인회인니문화연구회에서 주최하는 인도네시아탐방이나, 열린강좌도 가고,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서 우리 모두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이 나라를 알아가고 좋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사랑하는 가족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항상 절 이해해주고 챙겨주고 사랑해 주는 낭군님 송성욱 신랑과, 자랑스러운 아들 송상윤, 예쁜 쌍둥이 송연지, 송 연주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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