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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1-2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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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문학상 장려상 - 한인니문화연구원상 '우리가락 좋은 것이여'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7,039  
  게시글 주소 : http://www.ikcs.kr/ik/bbs/board.php?bo_table=B19& wr_id=60



 

우리가락 좋은 것이여

김일순(한바패회원총무)

 

덩덩 쿵따쿵 덩덩 쿵따쿵


2007년 어느 8월 광복절 행사에서 우리 풍물, 사물놀이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점령하였다. 짧고 긴 여운의 휘모리가 넓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하늘에 수를 놓은 것이다. 마치 진도 6의 지진이 난 듯 우리가락으로 온통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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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슴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강하게 들려오는 우리 가락이 나를 손짓하며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단순한 가락 하나가 나를 그 매력에 풍덩 빠트려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쭉 나는 내 몸에서 장구와 함께하였다. 


처음에 장구채를 잡으니 장구채가 낯가림을 해서인지 낯설어했다.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일년이 지나 벌써 7년차 장구와 친구가 되어 이제는 떼어 놓아야 떼어 놓을 수 없는 나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제법 장구를 메고 뛰어도 힘들지 않을뿐더러 이제는 흘리는 땀방울의 개수만큼이나 행복을 맛보며 나를 흥분시킨다. 


인도네시아 특유의 열대지방의 더운 날씨를 벗 삼아, 줄줄이 흘리는 땀방울과 벗 삼아, 듬직한 장구를 벗 삼아 한 몸이 되어 우리가락을 인도네시아 곳곳에 뿌릴 때면 더욱 신명 나게 우리 가락을 심어놓는다. 행여라도 보는 관객이 놓칠세라 꼼꼼히 관객들과의 눈 맞춤으로 “우리 가락은 이런 것이여”라고 각각의 네 가지 가락으로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우리가락과 접해보지 않은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이제는 제법 우리가락에 눈을 떠서일까 덩달아 춤을  추며 누가 뭐랄 것이 한 몸이 되어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더더욱 흥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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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모았다가 한꺼번에 토해내듯, 굵은 땀방울이 쓰나미가 되어 뒤범벅이 되어 눈앞을 가렸지만 치는 즐거움도 두 배요, 보는 즐거움도 두 배인것을 알기에 두배로 행복하다는 이유와 그 미소 하나로 공연장을 점령하며 웃음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며 덩달아 우리가락을 구석구석 심어주었다. 가끔은 가락이 맞지 않아도 어깨춤을 덩실이며, 즐거움과 웃음으로 대신 맞바꾸며 맘껏 자유의 몸부림을 친다.


그 동안의 닫혔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기다렸듯이 나오는 그 열정들을 누가 말리랴~~ 우리 가락과 함께하는 분들은 우리의 것을 중시하는 일편단심의 마음들이 우리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보여줌으로 우리 것이 귀중함을 알려주는 좋은 스승이다 라고 생각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동호회 한바 패에서 400여번의 많은 공연을 다녔다. 어디서든 불러주는 곳이면 우리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봉사할 수 있는 곳이면 봉사도 해주고 우리 가락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당장 달려가 해결해주는 한바 패는 24시간 항시 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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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을 이어가는 우리 한바 패는 우리나라 음식 비빔밥과 같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비빔밥은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서 비로써 맛있는 비빔밥이 완성이 된다. 우리 가락도 그렇게 생각한다. 커다란 한바 패의 둥지 안에 꽹과리. 징, 장구. 북, 이 네 가지의 소리를 섞어야만 아름다운 우리가락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아주 커다란 한 그릇의 비빔밥을 오묘하고 맛깔스러운 맛으로 완성시키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공연장에서의 일이다. 어느 화교 고등학교를 한바 패가 우리가락을 알리기 위하여 봉사를 갔다. 몇 천명되는 큰 화교 학교에는 한국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무대 위의 커다란 화면은 k-pop이 대신하고 있었다. 은근한 걱정이 앞섰다. K-pop이 대세인 요즘 우리 가락이 밀리면 어쩌지? 라는 걱정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 전통 민복을 입고 각각의 악기를 들고 우리는 우리 가락을 학생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했다. 화교학교 학생들에게 우리 악기에 대해 간단히 설명도 하였다. 꽹과리는 천둥과 번개란 뜻이요 징은 바람, 북은 구름, 장구는 비라고 설명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서서히 우리 공연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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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북 점고의 우렁찬 신호음으로 시작된 공연은 상쇠인 꽹과리의 느리고 빠른 숫쇠와 암쇠의 지시 하에 사뿐히 내려앉는듯한 장구 가락에 이어 우렁찬 북이 함께하자 징도 질세라 긴 여운을 남기며 공연에 임하였다. 많은 학생들은 환호성으로 공연장의 지붕은 들썩이었다. 간간히 들리는 객석에서는 어느 학생의 “멋져요” 라는 우리나라 말이 들렸고 앙코르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을 뒤로 하고 무대를 나와 오늘도 한 건 했다는 뿌듯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한국에 살 때는 우리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타국에 살면서 우리 것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 것을 꿋꿋이 지키자는 자신과의 약속을 하였는데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되리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한바패는 더욱더 신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며 우리 것을 알리는 지킴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 상은 저의 개인이 받아야 할 상이 아닌 우리 한바패 단체가 받는 것이기에 기쁨이 열배로 된 것에 다시금 감사인사 드립니다.

풍성함과 명품이 되어 버린 듯한 공연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연을 가면 우리가락에 생소함에 멀뚱거리며 쳐다보는 관객들로 당황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깨를 덩실거리며 인도네시아 음악과 가락이 비슷하여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배틀도 하며 자연스레 우리가락을 알린다. 또한 우리가락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함께해야 맛깔 나는 음악이 나온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더 수도 없이 입맞춤의 호흡으로 가락을 연습한다. 우리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항상 마음속에는 진정한 민간 외교관이다 라는 마음으로 그 순간 최선을 다한다.  

 

 

타국에 있으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과연 내가 한국에 있었으면 이런 열정으로 우리가락을 접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 때 간간히 있다. 인도네시아 살면서 내가 최고로 잘했다 라는 생각은 우리 풍물, 사물놀이를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나는 장구를 메고 떠나려 한다. 이 드넓은 인도네시아 하늘에 우리 대한민국의 가락으로 어떤 모양으로 수를 놓을까라고 무수히 그리며 나의 온몸으로 우리가락을 알리는 파수꾼이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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